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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문화

수원시립미술관, 한국-네덜란드 수교 60주년 기념전 '어윈 올라프: 완전한 순간-불완전한 세계'개최

 

(비전21뉴스) 수원시립미술관은 2021 한국-네덜란드 수교 60주년 기념전 《어윈 올라프: 완전한 순간-불완전한 세계》를 12월 14일부터 2022년 3월 20일까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개최한다.


《어윈 올라프: 완전한 순간-불완전한 세계》는 수원시립미술관과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의 협력으로 진행되며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사진작가 어윈 올라프의 국내 최대 전시다.


어윈 올라프(Erwin Olaf)(b.1959~)는 네덜란드 중부에 위치한 위트레흐트(Utrecth)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작가는 사회구조나 문제를 초현실적인 이미지로 담아낸 사진으로 유명하다. 특히 그의 사진은 동시대 논쟁적이고 첨예한 이슈를 매혹적인 이미지로 표현한다. 작가는 이런 작업 과정에 대해 “나는 작품의 심미적 측면에서 관람객을 매혹하는 것을 좋아한다. 관람객이 여기에 걸려들어 그 매력에 빠져들면, 그때 작품의 진짜 메시지로 그들을 단번에 사로잡아버리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활동 초기에는 상업 사진작가로 유명했으나 이후 상업사진과 순수예술사진의 경계와 정체성을 균형 있게 조율하여 세계적인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2011년에는 네덜란드 정부에서 수여하는 예술상인 요하네스 베르메르 상을 받기도 했다.


이번 전시 제목 “완전한 순간-불완전한 세계”는 급변하는 시대와 그 안에 살고 있는 인간의 모습을 정교한 스튜디오 연출과 실외 촬영으로 포착해 내는 작가 자신만의 고유한 작품 형식에서 착안했다. 최근에는 작가가 직접 사진의 피사체로 등장하여 코로나19로 혼란에 빠진 전 세계인의 심경을 대변하기도 했다. 어윈 올라프의 사진은 매우 정적인 완벽한 순간으로 포착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가능한 모든 것을 하나의 이미지로 전달하기 위한 그의 치열한 고민이 숨어있다.


이번 전시는 총 4개의 섹션으로 작가의 40여 년간의 작품 활동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국립 미술관인 라익스뮤지엄(Rijksmuseum)에서 2019년에 진행했던 '12인의 거장과 어윈 올라프 전' 작품을 포함 총 11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특별섹션 _ 12인의 거장과 어윈 올라프]


2019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인 라익스 뮤지엄에서 개최됐던《12인의 거장과 어윈 올라프》전시를 소개하는 섹션이다. 어릴 때부터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에 전시된 회화를 감상하며 풍부한 영감 얻은 올라프는 2018년 이 미술관에 사진․영상 작품 500점을 기증했다. 《어윈 올라프, 완전한 순간-불완전한 세계》는 올라프가 기증한 사진 작품 중 12점을 네덜란드 거장들(렘브란트 반 레인(Rembrandt van Rijn)과 한스 볼론기르(Hans Bollongier))등의 명작 회화 작품과 나란히 전시해 사진작가와 화가가 공통적으로 고민하는“생각이나 감정의 상태를 어떻게 시각화할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모든 예술가는 같은 문제에 직면하고 같은 ‘구성요소’(표정, 자세, 명암, 색채, 다양한 질감과 재료, 평면 위 공간)를 가지고 작업하기 때문에 작가는 그 당시 네덜란드 거장이 고민했을 부분을 함께 ‘소통’하며 이를 사진과 영상 등 현대적인 매체에 담아냈다. 이 전시에서 어윈 올라프는 작업과정과 각 회화 작품들에서 영향을 받은 부분 그리고 그가 받은 영감에 대해 보여준다.


[1부_ 순간: 서사적 연출]


어윈 올라프는 철저한 배경 연출을 통해 인간의 극적인 감정을 서사적으로 연출한다. 그중 인간 존재의 연약함은 그의 작품에서 흔히 사용되는 주제이다. 2000년대 이후 그는 '비 Rain'(2004), '짜증나는 Annoyed'(2005), '희망 Hope'(2005) 그리고 '비탄 Grief'(2007)에서 매혹적인 이미지로 포장된 인물들의 순간과 상황을 포착하여 인간 내면의 감정과 정서를 작품에 담아냈다.


2012년 작품 '키홀 The Keyhole'은 열쇠 구멍 속 내부에 2개의 영상이 상영되고 그 외부에는 내부 영상의 스틸 사진이 설치되어 있다. 이 작품은 관람객이 열쇠 구멍을 통해 내부를 엿보는 순간, 외부의 사진들이 그 관람객이 몰래 엿보는 모습을 응시하게 되는 순환 구조를 보여준다. 최근작 '만우절 April Fool'(2020)은 코로나라는 복합적인 상황에서 필연적으로 드러나게 되는 인간의 나약함을 암시하고 있다. 사진은 현실을 대변하는 이미지이기에 이 작품들은 ‘진짜 세계’라는 착각을 한층 더 강화한다.


[2부_도시: 판타지 사이]


2010년대부터 어윈 올라프는 실제 존재하는 도시를 배경으로 연작들을 제작하기 시작한다. 이 시기부터 그의 작품에서 현실과 예술적 허구 사이의 경계는 더욱 느슨해진다. 작가는 현실을 기록하는 사진의 전통적인 속성에서 탈피하여 급변하는 도시가 만들어내는 환상에 대한 허구성을 폭로하는 서사성을 사진에 부여한다. 2부 《도시: 판타지 사이》에서는 이러한 작가의 작품 변화 양상을 엿볼 수 있다.


'베를린 Berlin'(2012), '상하이 Shanghai'(2017), '팜스프링스 Palm Springs'(2018) 3부작 시리즈는 실내촬영이 아닌 현지 촬영을 통해 화려한 겉모습이 감싸고 있는 각 도시의 현재성을 은유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이렇게 도시 연작 시리즈에서는 작가가 완벽하게 연출한 인물의 표정과 손짓의 순간을 촬영하여 급변하는 사회 안에서 젊은이들이 경험하는 세계관의 불완전한 변화와 외로움을 포착한다.


[3부_고전: 현대적 초월]


어윈 올라프는 작품 활동 초기부터 지금까지 사진뿐만 아니라 회화에서도 영감을 받았다. 3부 《고전: 현대적 초월》는 특히 고전 회화와 시가 가지고 있는 운율과 심상이 빚어내는 순간을 이미지로 담아냈다. 과거와 현재의 시공간을 사진이라는 매개를 통해 사실적이면서도 초현실적인 세계로 창조해내는 탁월한 작가의 현대적 해석을 엿볼 수 있다.


특별 섹션 《12인의 거장과 어윈 올라프 12x Erwin Olaf》에서 출발한 작가의 ‘이미지’ 대 ‘이미지’의 병치 구조는 3부 《고전: 현대적 초월》의 '숲 속에서 Im Wald'(2020)로 이어진다. 올라프는 이 시리즈에서 실내촬영 혹은 실제 도시를 배경으로 한 작품에서 한층 더 나아가 자연을 배경으로 현실을 초월한 모습을 담는다. 이미지는 19세기 낭만주의 회화를 닮아있지만, 작가는 현대의 가장 큰 논쟁거리 중 하나인 인간과 자연의 관계성에 불완전한 세계를 대입하여 매우 완전한 순간으로 표출한다. 흑백의 평화로운 풍경의 인물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진 속 모델들은 광활한 자연을 인식하기보다는 헤드폰을 끼고 있거나 셀카를 찍고 있다. 이 모습은 자연을 경시하는 인간의 오만함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와 대조적인 치솟은 안개와 무서운 산세는 자연은 인간이 극복할 수 없는 무한한 대상임을 짐작하게 한다.


전시홀에는 전시 영상 1편과, 작품 메이킹 영상 4편이 상영되는 미디어 룸이 있어 작가와 전시에 대한 이해를 도모한다.


김진엽 수원시립미술관장은 이번 전시에 대해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시대의 담론을 담는 작업을 지속해 온 작가 어윈 올라프의 대표작을 통해 그가 평생에 걸쳐 추구해 온 완전한 순간과 불완전한 세계가 어떻게 변화되어왔는지 살펴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12월 14일 오후 2시에 참여 작가 어윈 올라프와 정훈(계명대 교수), 최연하(사진 평론가), 이선영(미술평론가) 등이 발제자로 참여한 전시 연계 학술 세미나가 수원시립미술관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로 개최된다.


수원시립미술관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하여 사전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다. 전시 관람 예약을 포함한 자세한 정보는 수원시립미술관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